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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러 건축, 수출 길 넓힌다

기사입력 2018-11-01 05:00:16.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정부, 해외시장 제도·동향 파악

기업 진출 지원방안 검토 착수

철골 기반 박스형으로 한정된

공업화주택 인증 제도도 개선

다양한 공법 기준 마련 나설 듯

업계, 수출 활성화 기대감 고조



앞으로 모듈러 건축의 수출길이 넓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이를 뒷받침할 정책적 지원책을 강구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면서 업계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국내 모듈러 건축산업의 해외진출을 위한 정책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정부 차원에서 모듈러 주택의 해외수출을 지원할 정책 검토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과 중국기업의 경우 모듈러 건축의 해외수출이 이미 활발하다. 국내 모듈러 건축의 기술 경쟁력은 중국을 앞서고, 가격 경쟁력은 일본보다 뛰어난 게 강점이다. 정부가 수출지원을 위한 정책 마련에 첫발을 내디딘 만큼, 업계 기대도 높다.

이번 용역은 노동집약적이고 현장 위주의 기존 습식 공법의 한계를 첨단 모듈러 건축으로 극복하기 위한 작업이다. 최근 건설현장의 전문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인건비가 치솟고, 전문성이 떨어지는 인력에 의존함에 따른 품질저하, 안전사고 우려를 풀 대안으로 공장에서 미리 제작해 현장에서 간단히 조립만 하는 공법이 각광받는 기류와 맞물려 있다.

표준화ㆍ부품화를 통해 주택 개보수가 쉽도록 만들면 폐기물 배출량도 줄이고, 건설현장의 소음ㆍ분진 등의 환경피해와 민원을 저감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런 공법은 해외에서도 통한다. 기후나 인력, 현장상황에 관계없이 공장에서 모듈 단위로 생산해 수출하면 해외시장 진출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이번 용역을 통해 국내 건설자재, 조립생산, 운반 및 엔지니어링 분야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출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정책적으로 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용역은 일단 북미, 영국, 동남아 등 주요 해외시장의 모듈러 주택 관련 제도와 정책, 기술 동향 등을 파악하고 국내 기술의 대외 경쟁력과 장단점, 이를 보완할 제도적 방안에 초점을 맞췄다. 건축 용도별 해외진출 우선순위도 분석할 계획이다.

보급이 빠르고 수요가 풍부한 주거용 모듈러 건축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다각화할 방침이다. 여기에는 신재생 에너지나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스마트 기술과 결합한 고품질 모듈러 건축, 그리고 지진 및 화재 등 재난 시 임시거처로 사용할 모듈러 건축을 포괄한다. 모듈러 건축 용도뿐 아니라 진출 타깃 국가도 동시에 선별해 주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거나 제도적으로 호환성이 있는 국가나 권역별로 맞춤형 진출전략을 세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용역은 해외사례를 먼저 파악하는 게 핵심이다. 연구 결과에 따라 이르면 내년 하반기쯤 관련 지원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듈러 건축업계도 정부의 이런 움직임을 환영하고 있다. 이미 다각적인 수출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책이 더해지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국내 모듈러주택 수출의 첫 사례는 2012년 포스코A&C의 러시아 매첼그룹 숙소타운과 호주 로이힐 광산 근로자 숙소다. ‘뮤토(MUTO)’란 브랜드의 박스형 모듈러주택이다. 에스와이패널도 올해 패널라이징 방식의 모듈러주택인 ‘폴리캠하우스(POLYCAM HOUSE)’를 베트남 박리에우성의 교직원 숙소용으로 30동을 기부했다.

용역 방향성도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모듈러주택의 공법은 다양한데, 지금은 철골 기반의 박스형 모듈러주택에 한해 공업화주택 인증이 가능하다. 수출 판로를 넓히려면 다양한 형태의 모듈러주택 인증기준이 필요한데, 이번 연구가 이를 다루기 때문이다. 나라별 기호와 경제 수준에 맞게 스틸뿐 아니라 PC, 목조 등 다양한 수출로를 넓혀줘야 활성화가 가능한 점을 감안한 맞춤형 전략 수립 방침도 현장 목소리와 일맥상통한다.

업계 관계자는 “운송이 쉬운 모듈러건축은 경제적 타산만 맞으면 수출이 용이하다”면서 “특히 PC나 목재를 이용한 패널라이징 방식은 콘테이너 한 박스에 1채 기준으로 부재를 넣어 수출할 수 있어 박스형 모델보다 경쟁력이 높다. 판로가 개척되면 수출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목할 시장으로는 동남아가 꼽힌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건설현장의 근로자 숙소나 올림픽 등의 일시적 숙박수요를 겨냥한 주택 수출은 간헐적이어서 한계가 있다. 고도성장으로 주택환경 개선수요가 높은 동남아가 지속가능한 시장”이라며 “동남아에서 저변을 넓히고 인식 개선을 이뤄낼 민관 합동의 노력이 뒷받침되면 모듈러주택이 일상적 생활주택으로 각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수아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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